쿠팡이츠가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24시간 배달 서비스를 본격 확대하고 있습니다.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이제 배달이 인프라가 됐구나"라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단순히 치킨 시키는 앱이 아니라, 새벽 2시에도 생필품을 받아볼 수 있는 생활 기반 서비스로 완전히 탈바꿈한 것이니까요.

배달 시장이 24시간으로 바뀐 이유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배달은 주말 저녁이나 야식 먹을 때나 쓰는 서비스였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만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 생활 패턴이 완전히 달라졌고, 밤늦게 무언가를 주문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진 것은 저만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2023년 기준 전체 가구의 34.5%를 넘어섰습니다(출처: 통계청). 1인 가구는 구조적으로 심야 시간대 소비 수요가 높습니다. 혼자 사는 사람은 퇴근 후 장을 보거나 밥을 차릴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고, 야근이 끝난 늦은 밤에야 비로소 식사를 챙기는 일이 흔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이 부분은 통계보다 체감이 훨씬 강합니다.
배달 플랫폼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서비스 범위가 계속 넓어지는 중입니다. 퀵커머스(Q-Commerce)가 시장의 새 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퀵커머스란 주문 후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상품을 배송하는 초단시간 배달 서비스를 말합니다. 음식에서 편의점 상품, 카페 음료, 생필품, 심지어 약국 상품까지 배달 영역이 확장되면서 "24시간 운영"은 선택이 아니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조건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
- 1인 가구 증가와 야근 직장인 확대로 심야 배달 수요 구조적 성장
- 음식 외 편의점·약국·생필품으로 배달 품목 다양화
- 퀵커머스 확산으로 24시간 운영이 플랫폼 기본 요건으로 변화
쿠팡이츠의 전략과 플랫폼 경쟁 구도
쿠팡이츠가 24시간 배달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쿠팡의 풀필먼트(Fulfillment) 인프라가 있습니다. 풀필먼트란 주문 접수부터 포장, 배송, 반품까지 물류 전 과정을 통합 처리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쿠팡은 이미 전국 단위의 물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쿠팡이츠는 이 인프라와 연계해 배달 속도와 운영 시간 양쪽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경쟁사인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와 비교했을 때 쿠팡이츠의 차별점은 단일 배달원 방식, 즉 단건 배달 모델입니다. 단건 배달이란 한 명의 라이더가 하나의 주문만 처리하는 방식으로, 여러 주문을 묶어 처리하는 묶음 배달 대비 배달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이 구조 덕분에 "더 빠르게"라는 포지셔닝이 가능했고, 여기에 24시간 운영을 더하면서 "더 빠르고, 언제든"이라는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심야에 앱을 열었을 때 입점 업체 수가 확연히 줄어드는 문제는 여전히 느껴졌습니다. 24시간 배달 인프라가 깔린다고 해서 새벽에 열려 있는 가게가 갑자기 늘어나는 것은 아니니까요. 결국 플랫폼이 24시간 배달을 완성하려면 라이더 수급뿐 아니라 입점 업체의 심야 영업 참여를 함께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남습니다.
배달 플랫폼의 수익 구조 측면에서도 짚어볼 부분이 있습니다. 플랫폼 수수료율(Commission Rate)은 배달 앱이 음식점에서 가져가는 중개 수수료 비율인데, 국내 주요 플랫폼의 수수료는 매출 대비 수 퍼센트에서 최대 두 자릿수까지 다양합니다. 24시간 확대로 서비스 비용이 늘어날수록 이 수수료 압박이 커질 수 있고, 그 부담이 결국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는 이미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패턴입니다.
편리함 뒤편의 노동 구조, 얼마나 지속 가능한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 24시간 배달이 확대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소비자 편의만 떠올렸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새벽 시간대 라이더들의 근무 환경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플랫폼 노동(Gig Economy)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긱 이코노미란 기업이 필요에 따라 단기 계약 형태로 인력을 활용하는 노동 시장 구조를 말합니다. 배달 라이더의 대부분이 이 방식으로 계약하고 있고, 4대 보험이나 퇴직금 같은 고용 안정망 밖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24시간 배달 확대는 결국 새벽 시간대에도 라이더를 지속적으로 수급해야 한다는 의미이고, 그 구조가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플랫폼 노동자 관련 보호 법제 마련 논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특수고용 형태 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입니다(출처: 고용노동부). 하지만 실질적인 처우 개선이 제도 변화 속도를 따라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새벽에 주문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생활 편의를 크게 높여줍니다. 그런데 그 편리함이 지속되려면 라이더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구조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플랫폼이 서비스를 24시간으로 늘리는 속도만큼, 라이더 처우와 수수료 구조 개선도 같이 움직여야 소비자 입장에서도 마음 편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가 되는 것이니까요.
쿠팡이츠의 24시간 배달 확대는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라, 플랫폼이 생활 인프라로 완전히 자리 잡으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이 변화는 분명 반갑습니다. 하지만 경쟁이 과열될수록 할인 쿠폰 공세와 수수료 갈등이 반복될 가능성도 여전히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더 오래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만족과 노동 환경, 그리고 수익 구조 사이의 균형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맞춰가느냐입니다. 이 균형을 잡는 플랫폼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것이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